시를 위하여

인생은 바람이고 구름인것을

수선화9890 2022. 8. 20. 23:51

                                                   글    이해인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왔다 

가고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번가면

되돌아 올 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않으리요

 

오늘 내 몸에 안긴

가을 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위에

무심히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진데...

 

어느날 세상

스쳐가다가,

또 그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도 

바람과 구름과

다를바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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