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위하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수선화9890 2022. 8. 21. 10:17

                                          시인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하고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다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흐르는 깊은 산골로

가서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면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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