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2

8년만의 골프

추억의 사진을 보면서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보니 그 시간이 참으로 소중했다는 걸 느끼게 한다. 이번 여행에서 막내랑 같이 맛집 맛사지 뭐든 원 없이 했건만 같이 골프 한 것이 제일 추억으로 남는다. 연습장 가서 공 몇개 치고 바로 갔는데 자신감도 없고 정신이 하나도 없이 시작은 했는데 잘하지는 못해도 재미는 있었다. 더구나 유튜브 찍는다고 들이대니 더 정신이 없고 안되는 공이 더 안되고 조리 없이 얘기한 것도 다 나와서 더 우습게 된거 같은데 댓글은 그래도 좋게만 올라와 있어서 고맙게 생각된다. 나이 많은 노인이라고 위로하는 말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열어보고 한장면씩 그때를 떠올리며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좀 더 연습하면 잘 할 걸 하는 생각도 하면서 역시 중독의 운동이라 생각된다. 아..

여행 이야기 2023.01.08

집에 온 마음

더 있어도 된다지만 바쁜 사람을 붙잡아 일에 지장이 있을까 염려 되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은 한 없지만 처음 계획대로 집에 오기로 했다.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매번 사 먹으러 나가는 일도 번거롭고 맛있는 음식도 거리에서 백화점에서 원 없이 많이 먹었다. 막내는 뭐든 좋은 음식 사줄려고 신경 쓰고 또 백화점 대형 식품코너 골프매장 안 가본 데가 없이 그렇게 다니느라 그날은 헬스어플에서 10킬로나 걸었다고 한다. 옷 보러 다니다 결국은 사지 못하고 겨울 모자 하나 사고 쇼핑은 끝을 냈다. 바로 집앞에 금 토 야시장이 열리는데 다양한 음식이며 일상용품이 다 있어 소문이 났는지 사람들도 많고 넓은 주차장은 순식간에 가득 차고 복잡하다. 오늘 밤은 발코니에서 해변의 야시장 불빛을 내려다본다. 낮에는 침대에서도 바다..

여행 이야기 2023.01.01

태국의 아침

밤사이 하늘을 날아 막내 집에 와서 들뜬 마음으로 짐을 풀고 온갖 얘기를 하다 늦게 잠자리에 들어서도 쉬 잠이 오지 않고 만감이 교차한다. 바다가 보이는 침대에서 아침을 맞았다. 멀리 바다에는 배 한 척만 있을 뿐 텅 빈 바다는 바람이 불어 파도만 일렁이고 창을 열자 더운 나라 맞나 싶게 썰렁한 바람이 확 들어온다. 마지막 떠나려 할 때 긴 팔 가져오세요 하더니 역시나 날씨는 우리나라 가을이다. 이 집에 식구로 있는 냥이 이름은 심바인데 살그머니 커튼이 움직이더니 발코니에 가고 싶은지 내다 보고는 낯선 나를 외면하고는 소리 없이 사라진다. 좀 친해보고 싶은데 곁을 주지 않으니 한참 걸리려나... 막내는 리조트에 예약해놓았다고 가자고 하는데 이역땅에서 자기 손으로 장만한 집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견한지 밖에..

여행 이야기 202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