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아침에 갑자기 가을이라는 느낌이 온몸에 감긴다.
밤마다 더위에 못 이겨 에어컨 선풍기를 작동시켜야 잠이
들 수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싶게 싸늘한 공기가 창 너머
들어와서 해가 뜨야 문을 열거 같다.
지난밤에 문을 닫으면서 너무 쉽게 더위를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해서 다시 열고 있었더니 아무래도 차가운 공기 때문에 잠을
설칠 거 같아서 닫고 잤더니 아침이 상쾌하다.
받침돌이 필요해서 강으로 내려갔더니 여름을 장식했던 꽃들은
색도 바래고 힘없이 늘어져 있고 때 아니게 우리 상식에는 없는 여름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서 이쁘다 했는데 가을 코스모스 꽃은 아직 없다.
마침 한 곳에 돌이 있어 몇 개 주워 나무 밑에 두고 벚나무 우거진 산책길은
그늘이라 덥지고 않고 걸을만하다.
노란 잎이 길을 덮고 있어 밟으면서 가다가 나무를 올려다보니 아직 울창하게
파래서 낙엽은 아니고 말라서 떨어진 잎이었다.
잘 가꾸어진 조경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만들어져 둔치는 더욱 아름답다.
장미화원의 그 화려하고 아름답던 꽃들은 색을 잃어버리고 화장 안 한 늙은 여자의
얼굴처럼 늘어져 얼룩지고 고상한 색의 꽃은 화려한 꽃보다 더욱 추하게 변해있다.
아쉽지만 언제 정리 해지려나...
나도 늙어 무엇을 한들 고와질까
세월 앞에 사람도 꽃도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참을 내려다보며 만감에 젖었지만 이런 시간도 참 좋았다.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둔치의 코스모스 (0) | 2022.10.08 |
---|---|
표충사 소나무 (0) | 2022.09.25 |
도서관 가는 길 (0) | 2022.08.27 |
도래재 고개에서... (0) | 2022.07.01 |
화왕산 자연휴양림 (0) | 202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