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가을이네...

수선화9890 2022. 8. 31. 16:45

오는 아침에 갑자기 가을이라는 느낌이 온몸에 감긴다.

밤마다 더위에 못 이겨 에어컨 선풍기를 작동시켜야 잠이

들 수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싶게 싸늘한 공기가 창 너머

들어와서 해가 뜨야 문을 열거 같다.

지난밤에 문을 닫으면서 너무 쉽게 더위를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해서 다시 열고 있었더니 아무래도 차가운 공기 때문에 잠을

설칠 거 같아서 닫고 잤더니 아침이 상쾌하다.

받침돌이 필요해서 강으로 내려갔더니 여름을 장식했던 꽃들은

색도 바래고 힘없이 늘어져 있고 때 아니게 우리 상식에는 없는 여름

코스모스가 많이 피어서 이쁘다 했는데 가을 코스모스 꽃은 아직 없다.

마침 한 곳에 돌이 있어 몇 개 주워 나무 밑에 두고 벚나무 우거진 산책길은

그늘이라 덥지고 않고 걸을만하다.

노란 잎이 길을 덮고 있어 밟으면서 가다가 나무를 올려다보니 아직 울창하게

파래서 낙엽은 아니고 말라서 떨어진 잎이었다.

잘 가꾸어진 조경과 천혜의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만들어져 둔치는 더욱 아름답다.

장미화원의 그 화려하고 아름답던 꽃들은 색을 잃어버리고 화장 안 한 늙은 여자의

얼굴처럼 늘어져 얼룩지고 고상한 색의 꽃은 화려한 꽃보다 더욱 추하게 변해있다.

아쉽지만 언제 정리 해지려나...

나도 늙어 무엇을 한들 고와질까

세월 앞에 사람도 꽃도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참을 내려다보며 만감에 젖었지만 이런 시간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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