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오후의 가을 햇살

수선화9890 2022. 11. 8. 21:07

 

비를 본지가 너무 오래돼서 언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수확철이라 다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물을 주지 못하는 채소는

겨우 이슬로 사는거 같다.

가뭄에도 고운색을 간직한 꽃들은 만 사람의 사랑을 받고 언제 봐도

이쁘게 자리를 지키고 있더니 오늘 보니 며칠 사이 순식간에 꽃잎은

마르고 씨가 까맣게 보여서 일생을 다 했나 싶다.

낙엽이 너무 고와서 꽃진 자리가 아쉽지 않을 만큼 또 마음을 채워주기도

하고 가슴 한 구석을 휭하게 만들기도 한다

오후에 현자씨 만나려 나가다 할머니 몇 분이 앉아있는 곳을 지니치다

나의 자화상을 보는거 같아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쌓여있는 낙엽이 할머니와 자리를 같이 하고 있어 단풍은 곱다고 하지만

사람은 곱기가 쉽지 않은것,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는 할머니의 푸르런 시절이

있었기나 했는지 유모차에 의지해서 다시 아기 걸음으로...

노랗고 빨간 단풍을 더욱 투명하게 눈부시게 만추의 햇살은 아낌없이 내리지만

바람 한 자락에도 힘없이 떨어질 운명을 생각하면 사람의 일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노인의 일상은 외로움과 육체의 불편함으로 채워져 갈 것이다.

걸을 수 있을 때 까지가 내 인생이 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너무 긴 수명으로 고통 속에서 노년을 산다는 것 불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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