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음력 생일로 서른살을 먹고 설을 보내면 또 한 살을 먹으니 우리나이로한 참에 두살을 셈 한다.뭐든 어설펐던 어린시절에는 새봄에 일찍 태어났으면 똑똑하게 학교생활을 시작했을까 어른들은 그렇게 말씀하셨고 듣는 나는 멋모르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그 시절에는 시골이라 제 나이에 입학하는 경우는 남자아이만 당연하고 여자아이는 늦게 입학시키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나는 그 친구들 보다 두세 살이나 차이가 나니 더욱 뒤떨어져 지금 생각하면 언니 같은 차이가 난 것이다.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 나 보다 모두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이제 이 나이가 되니 그렇게 맘 설레게 좋은 것도 신통하게 좋은 것도 없어지는 것 같다.매년 오는 생일이 그리 반갑지도 않은 것이 평소에도 잘 먹고 잘 지내는데 특별히 할 일이 있는가 싶다.더구나 이번에는 여행도 가서 잘 놀고 왔으니 생략하자고 했는데 둘째가 동생댁도 불러서 같이 식사를 했다.그냥 넘어가도 정말 괜찮은데 마음 써 주는 게 고맙다.주말에 만나고 삼일이 지나고 날자가 오자 또 잊어버리지 않고 혜란이 챙겨 먹었나 전화 오고 저녁에는 아들이 집에 온다더니 친구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고 날 맞춰 와 준 것이다. 둘이서 오붓하게 치맥 먹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정말 감동이었다.내가 아들들 잘해주는 것을 자랑하고 싶지만 시샘받으면 복 나갈까 입을 닫고 가슴에 새긴다.해 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받으니 감사하고 잘 살아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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